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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탬핑, 꼭 해야 할까?

by 커피니스 2025. 3. 25.

탬퍼의 역할

탬퍼는 바스켓에 담긴 원두에 일정한 물리적 압력을 가하여 부피를 줄이고 평탄화하며, 밀도를 높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를 통해 물이 원두층을 통과하는 시간을 조절하여 원두의 가용 성분을 적절히 추출할 수 있도록 합니다.

최근에는 자동 탬핑기도 출시되어 이러한 과정을 기계가 대신 수행하기도 합니다. 다만, 자동 탬핑기는 일반적인 수동 탬퍼보다 가격이 50배 이상 비싸다는 단점이 있으며, 전력 사용으로 인한 탄소 배출량 증가 문제도 있습니다.

탬핑 없이 에스프레소 추출이 가능할까?

탬핑을 하지 않아도 원두를 바스켓에 넣고 머신에 장착하면 에스프레소는 추출됩니다. 하지만 정상적인 추출이 이루어지지 않으며, 맛의 균형이 맞지 않게 됩니다.

추출 속도가 빨라지고 채널링이 발생하며, 결과적으로 맛이 좋지 않게 됩니다. 따라서 맛있는 에스프레소를 추출하기 위해서는 탬핑이 필수적인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탬핑의 문제점

1. 원두의 불균형한 밀도 분포

원두는 그라인더에서 배출될 때 일정한 방향으로 떨어지며 원뿔 형태로 바스켓에 쌓이게 됩니다. 이 상태에서 바로 탬핑을 하면, 바스켓 중앙부의 원두가 상대적으로 더 높은 밀도를 가지게 됩니다.

밀도가 높은 부분은 물의 저항이 커지고, 반대로 밀도가 낮은 부분은 물이 쉽게 통과하게 됩니다. 이는 채널링(Channeling) 현상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2. 탬핑 압력의 일관성 문제

탬핑은 물리적인 힘을 가하는 과정이므로 작업자에 따라 압력이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동일한 바리스타가 수행하더라도 매번 동일한 압력을 유지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이러한 압력 차이는 추출 결과물의 편차를 유발하며, 같은 매장에서 추출하더라도 바리스타에 따라 맛이 달라질 수 있는 원인이 됩니다.

해결책: 레벨링 툴(디스트리뷰터)의 활용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도구가 바로 레벨링 툴(디스트리뷰터)입니다.

레벨링 툴은 바스켓 내 원두를 일정한 밀도로 배분하고, 탬핑 전에 원두를 균일하게 정리하는 역할을 합니다. 다양한 형태가 있지만, 개인적으로 V형 디스트리뷰터를 선호합니다.

레벨링 툴은 단순히 원두를 누르는 것이 아니라, 원두의 밀도를 균일하게 조정하고, 수평을 맞추는 역할을 합니다. 원뿔형으로 쌓인 원두를 회전 운동을 통해 골고루 분포시키며, 중력과 원심력을 활용하여 자연스럽게 균일한 밀도를 형성합니다.

디스트리뷰터 vs. 탬퍼

  • 디스트리뷰터: 원두의 밀도를 균일하게 배분하고 수평을 맞추는 역할
  • 탬퍼: 물리적 압력을 가하여 원두층을 압축하는 도구

디스트리뷰터는 각 제조사마다 차이가 있지만, 깊이 조절이 가능하여 머신과 바스켓의 특성을 고려한 세팅이 가능합니다.

깊이 조절을 적절히 설정하면 탬핑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으며, 탬퍼 사용 시 발생하는 손목 부담도 줄일 수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오랜 시간 동안 커피 업계에서 근무하면서 전국 2000곳 이상의 카페 및 프랜차이즈 매장을 방문하여 교육을 진행한 경험이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매장에서 의미 없는 탬핑을 하거나, 탬핑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를 자주 접하게 됩니다.

이 글을 통해 보다 많은 바리스타와 매장 운영자분들께서 에스프레소 추출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이해하고, 보다 효율적이고 일관된 방법을 적용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