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피 원두 가공 방식의 정확한 이해와 정식 명칭 정리
서론: 커피 맛의 미묘한 차이, 그 비밀을 파헤치다
커피를 마시며 "이 커피는 왜 이렇게 달콤하지?" 혹은 "산뜻한 맛이 인상적이네?"라고 느껴본 적 있으신가요? 저 역시 18년간 바리스타로 일하면서, 같은 품종·같은 산지임에도 커피 한 잔의 맛이 천차만별인 이유가 궁금했습니다. 그 해답은 바로 '커피 원두 가공 방식'에 숨어 있었습니다. 오늘은 커피 업계에서 공식적으로 통용되는 가공 방식의 명칭과 그 과정을 바탕으로, 커피 한 잔의 맛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깊이 있게 설명해드리겠습니다.

본론: 커피 원두 가공 방식, 정확한 명칭과 과정
1. 커피 원두 가공 방식의 종류와 공식 명칭
커피 가공 방식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됩니다.
정식 명칭과 각 방식의 과정을 정확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내추럴 프로세스 (Natural Process, Dry Process)
정식 명칭은 '내추럴 프로세스' 또는 '드라이 프로세스'입니다.
이 방식은 커피 체리를 수확한 후, 과육과 씨앗(생두)을 분리하지 않고 그대로 햇볕에 말리는 전통적인 방법입니다.
체리 전체가 건조될 때까지 일정 기간 동안 뒤집어주며 관리하고, 건조가 완료되면 껍질과 과육을 제거해 생두만 남깁니다.

내추럴 프로세스 커피는 과일 향, 단맛, 묵직한 바디감이 두드러집니다. 때로는 와인 같은 발효향이나 복합적인 과일 풍미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2) 워시드 프로세스 (Washed Process, Wet Process)
정식 명칭은 '워시드 프로세스' 또는 '웻 프로세스'입니다.
이 방식은 체리의 과육을 기계적으로 제거한 뒤, 남은 점액질(뮤실리지)을 발효 및 세척 과정을 통해 완전히 제거합니다. 이후 생두만 남겨 건조시키는 방식입니다.
워시드 프로세스 커피는 산미가 선명하고, 깔끔하며, 원두 본연의 특성이 잘 드러납니다. 플로럴, 시트러스, 청량한 느낌이 특징입니다.
3) 허니 프로세스 (Honey Process, Pulped Natural Process, Semi-Washed Process)
정식 명칭은 '허니 프로세스'이며, 일부 국가에서는 '펄프드 내추럴 프로세스' 또는 '세미-워시드 프로세스'로도 불립니다.
이 방식은 체리의 과육만 제거하고, 점액질(뮤실리지)은 일부러 남긴 채로 건조합니다. 점액질이 꿀처럼 끈적여 '허니'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허니 프로세스 커피는 내추럴과 워시드의 중간 성향을 보입니다. 단맛과 산미, 바디감이 균형 있게 어우러지며, 부드럽고 감미로운 맛이 특징입니다.

4) 그 외 현대적·특수 가공 방식
- 아나에로빅 프로세스(Anaerobic Process): 산소가 없는 환경에서 발효를 진행하여 독특한 산미와 향미를 얻는 방식입니다.
- 카보닉 마세레이션(Carbonic Maceration): 와인 양조에서 차용된 방식으로, 이산화탄소 환경에서 발효를 진행해 복합적인 향을 강조합니다.
- 웻-헐드 프로세스(Wet-Hulled Process): 주로 인도네시아에서 사용되는 방식으로, 부분적으로 건조된 상태에서 껍질을 벗기고 추가 건조하는 독특한 방법입니다.

2. 각 가공 방식이 커피 맛에 미치는 영향
내추럴 프로세스
과육과 씨앗이 함께 건조되면서 당분과 향미 성분이 생두에 깊이 스며듭니다. 그 결과, 과일향과 단맛이 강하고, 바디감이 풍부한 커피가 만들어집니다. 단, 관리가 미흡할 경우 불균일한 품질이나 과발효 향이 날 수 있습니다.
워시드 프로세스
점액질을 완전히 제거하고 깨끗하게 세척하여 생두 본연의 맛이 잘 표현됩니다. 산미가 도드라지고, 깔끔하며, 향미가 또렷하게 살아납니다. 스페셜티 커피에서 많이 사용되는 방식입니다.
허니 프로세스
점액질이 일부 남아 있어 내추럴의 단맛과 워시드의 산미가 동시에 느껴집니다. 허니 프로세스는 점액질의 양에 따라 '옐로 허니', '레드 허니', '블랙 허니' 등으로 세분화되며, 각각의 맛과 향이 조금씩 다릅니다.
특수 가공 방식
아나에로빅, 카보닉 마세레이션, 웻-헐드 등 현대적 방식은 생산자의 실험정신과 창의성에 따라 새로운 풍미를 만들어내며, 최근 스페셜티 커피 시장에서 각광받고 있습니다.
3. 커피 원두 가공 방식, 내 취향에 맞게 선택하는 법
- 진한 과일향과 달콤함을 원한다면: 내추럴 프로세스 커피를 선택하세요.
- 산미와 깔끔함, 원두 본연의 맛을 중시한다면: 워시드 프로세스 커피가 잘 맞습니다.
- 단맛과 산미, 바디감의 균형을 원한다면: 허니 프로세스 커피를 추천합니다.
- 독특하고 실험적인 향미를 경험하고 싶다면: 아나에로빅, 카보닉 마세레이션 등 특수 가공 방식을 시도해보세요.

4. 오해 바로잡기: 가공 방식과 품질의 상관관계
가공 방식은 커피의 품질을 결정하는 절대적 기준이 아닙니다. 내추럴, 워시드, 허니 모두 고품질 커피 생산이 가능합니다. 중요한 것은 생산자의 관리 능력과 원두의 신선도, 그리고 내 입맛에 맞는 맛의 조합입니다.
결론: 명칭과 정확한 이해로 커피 맛의 폭을 넓히자
커피 원두 가공 방식은 '내추럴 프로세스', '워시드 프로세스', '허니 프로세스'라는 정식 명칭으로 구분되며, 각각의 방식이 커피 한 잔의 맛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입니다. 최근에는 아나에로빅, 카보닉 마세레이션 등 다양한 현대적 방식도 등장해 커피의 세계가 더욱 풍성해지고 있습니다. 커피를 고를 때 가공 방식을 확인하고, 내 취향에 맞는 원두를 선택한다면 커피 한 잔의 즐거움이 배가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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