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프레소 추출의 온도와 시간: 완벽한 한 잔을 위한 과학적 접근

에스프레소 한 잔이 카페에서 유난히 맛있게 느껴지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추출 온도와 추출 시간이라는 두 가지 핵심 요소가 조화를 이루기 때문입니다. 각각의 변수는 에스프레소의 풍미, 밸런스, 그리고 일관성을 좌우하며, 이를 제대로 이해하고 활용하는 것이 바리스타의 실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글에서는 실제 경험과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에스프레소 추출에서 온도와 시간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그리고 이상적인 조건은 무엇인지 정리해봅니다.
온도: 에스프레소 맛의 출발점
에스프레소 추출에서 가장 중요한 기본값은 바로 온도입니다.
스페셜티커피협회(SCA)와 다수의 커피 전문가들은 추출 온도를 90°C~96°C로 권장합니다. 이 범위 내에서 추출할 때 커피의 향미, 단맛, 산미가 가장 잘 살아나며, 쓴맛이나 떫은맛, 불쾌한 신맛이 최소화됩니다.
온도가 낮으면
산미와 신맛이 두드러지고, 바디감이 약해지며 전체적으로 밋밋한 커피가 됩니다. 이는 언더 익스트랙션(Under Extraction)으로 이어져, 커피가 싱겁고 텁텁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상적인 온도
90°C~96°C
향미, 단맛, 산미의 완벽한 조화
온도가 높으면
쓴맛, 떫은맛, 무거운 바디가 강조되고, 오버 익스트랙션(Over Extraction) 현상으로 불쾌한 �맛과 탁한 뒷맛이 남을 수 있습니다.

특히 에스프레소는 짧은 시간, 고압에서 추출되기 때문에 온도 안정성이 매우 중요합니다. 추출 중 1°C 내외의 작은 변화만으로도 맛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온도가 일정하지 않으면 한 잔 한 잔의 맛이 달라지므로, 항상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추출 시간: 밸런스를 만드는 열쇠
두 번째로 중요한 변수는 추출 시간입니다.
이상적인 에스프레소 추출 시간은 25~30초가 표준으로 권장됩니다. 이 시간 동안 커피의 단맛, 산미, 쓴맛, 바디감이 균형 있게 추출됩니다.
시간이 너무 짧으면
신맛과 산미가 강하고, 바디감이 약하며 풍미가 부족한 언더 익스트랙션이 발생합니다.
이상적인 시간
25~30초
단맛, 산미, 쓴맛의 완벽한 밸런스
시간이 너무 길면
쓴맛, 떫은맛, 무거운 질감이 강조되는 오버 익스트랙션이 됩니다.
추출 시간은 분쇄도(그라인드 사이즈), 도징량(원두 투입량), 탬핑 압력 등과 함께 조절합니다. 분쇄도가 곱을수록 추출 시간이 길어지고, 굵을수록 짧아집니다.

실제 추출 조건: 실전에서 적용하기
18g
36g (1:2 비율)
93°C (±1°C 내외)
25~30초
(참고: SCA, 국내외 커피 교육기관, 바리스타 교육 자료)
이 조건에서 커피가 너무 시거나 약하다면 분쇄도를 더 곱게, 너무 쓰거나 진하다면 분쇄도를 더 굵게 조정하세요. 온도 역시 1°C씩 조정하며 맛을 테스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머신의 차이: 보급형과 하이엔드의 실질적 경험
- 단일 보일러, 열교환식(HX) 등 기본 온도 제어
- 온도 변동 폭: ±2~5°C
- 추출마다 맛의 변동 가능성
- 추출 시간 조정에 경험 필요
- 듀얼 보일러, PID(정밀 온도 제어) 적용
- 온도 변동 폭: ±0.5~1°C
- 추출 내내 일정한 온도와 압력
- 세밀한 변수 조정 가능
저 역시 300만원대 보급형 머신과 1500만원대 하이엔드 머신을 모두 직접 사용해본 경험이 있습니다. 하이엔드 머신에서는 추출수 온도를 0.5도 단위로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고, 추출 압력(가변압)도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어 원두의 미묘한 특성을 더 쉽게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새로운 원두를 테스트할 때 다양한 세팅을 빠르게 시도해볼 수 있어 결과물이 확실히 달라졌죠. 물론 무조건 하이엔드 머신만이 답은 아니고, 보급형 머신도 원리를 이해하고 꾸준히 연습하면 충분히 좋은 에스프레소를 만들 수 있습니다. 다만, 하이엔드 머신의 정밀함과 편의성은 직접 써보니 확실히 값어치를 한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결론: 완벽한 에스프레소의 조건
- 온도는 90~96°C, 추출 시간은 25~30초를 기준으로 시작하세요.
- 온도와 시간의 미세한 변화가 맛에 큰 차이를 만듭니다.
- 머신의 등급과 상관없이, 바리스타의 세심한 조정과 반복적인 테이스팅이 최고의 한 잔을 만듭니다.
- 하이엔드 머신은 일관성과 세밀한 조정에 강점이 있지만, 보급형 머신도 원리를 이해하고 꾸준히 연습하면 훌륭한 에스프레소를 만들 수 있습니다.
'커피'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폐업 대신 극복: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는 자영업자의 현실적인 방안 (0) | 2025.04.27 |
---|---|
에스프레소 크레마 완벽 이해: 생성 원리부터 좋은 크레마 특징까지 (0) | 2025.04.24 |
커피 산미, 신맛의 진짜 매력과 오해 – 18년차 바리스타가 알려주는 산미의 모든 것 (0) | 2025.04.21 |
스페셜티 커피란 무엇인가?: 일반 커피와의 차이점과 특징 (0) | 2025.04.20 |
커피 로스팅 레벨 총정리: 약배전, 중배전, 강배전의 모든 것과 맛의 차이 (0) | 2025.04.19 |